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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제임스네/BL] 샘플_4천자 내외

조아라 패러디란 [마음의 조각들] 작품에 연재한 내용입니다. 샘플로 공개합니다.

요즘 제임스 포터는 슬리데린의 세베루스 스네이프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처음엔 정수리에 새싹이 자라나더니, 어느 순간 머리에 화관이 쓰이듯 꽃과 새싹들이 자라났다. 창백할 만큼 흰 피부와 새까만 검은 머리칼에 잘 어울리는 새빨간 장미였다. 주변으로 파릇파릇한 초록색 풀잎이 둘린 예쁜 모양이었다. 그래서 제임스는 세베루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우연히 복도를 걷다 마주쳤던 그 날. 세베루스는 제임스를 보고 얼굴이 붉어진 채 입에서 꽃잎을 토해냈다. 제임스는 그 모습을 보고 막연히 꽃들이 자라나다, 꽃잎이 입에 들어갔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제임스가 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세베루스가 꽃잎을 토해내는 것을 본 사람은 있었지만, 그의 몸에서 꽃이 자라나는 것은 오로지 제임스, 그 자신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제임스는 혼자 우월함에 취해있었다.


“요즘도 보이냐?”

“뭐가?”


한 날은 시리우스가 제임스에게 물었다. 이미 세베루스의 몸에는 머리를 지나 팔까지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제임스는 그의 몸에서 자라나는 어여쁜 꽃들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그, 스네이프 몸에서 자라난다는 꽃말이야. 아직도 보이느냐고.”

“응. 보이던데?”


시리우스가 조금 고민하는 것 같더니, 지팡이를 휘둘러 방음 마법을 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너, 혹시 스네이프 좋아하냐?”

“…뭐?!”


기숙사 휴게실에서 시리우스와 마주앉아있던 제임스가 시리우스의 멱살을 잡을 듯 소리치며 기겁했다. 시리우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덤덤하게 제임스를 그저 바라보았다.


“그게 뭔 미친 소리야?! 내가 스네이프를 좋아한다니!”

“나도 네 말 듣고 스네이프 봤거든? 아무리 봐도 나한텐 안 보여서 내가 이번 성탄 연휴에 집에서 찾아봤어.”


제임스는 그제야 진정한 듯 묵묵히 시리우스의 말을 듣고 있었다. 시리우스의 말은 이랬다. 평소에 가지도 않던 저택 서재에 들어간 그는 온갖 병에 관련된 서적을 뒤지던 중, 식물에 관한 책을 찾아냈다. 그중에서 제임스가 본다던 상대의 몸에 자라나는 식물에 관련한 병이 있어, 혹시나 싶은 심정으로 제임스에게 물어봤다는 것이었다.


제임스는 말도 안 된다며 소리치고는 투명망토를 가지고 기숙사 바깥으로 향했다. 시리우스 이 자식. 내가 비열한 새끼들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알고 있으면서! 씩씩거리며 투명망토를 쓰고 어느새 어두워진 학교의 복도를 걷던 제임스의 머릿속에 시리우스의 말이 떠올랐다.


‘상대를 향한 마음이 짙어질수록 보이는 게 많아진대. 처음엔 새싹 하나가 피어오르고 다음엔 그 주위로 꽃이 자라나는 거야, 마치 꽃밭처럼.’


고개를 세게 휘저으며 무시를 하려던 제임스의 마음 한 편에 의심이 피어올랐다. 정말로? 내가, 스네이프를?! 말도 안 된다며 소리치던 그의 앞에 학교 관리인 필치의 고양이, 노리스 부인이 섰다. 야옹 하며 샛노란 눈으로 자신을 보는 고양이를 물끄러미 보던 제임스의 얼굴에 새빨간 홍조가 피어올랐다.


마음이라는 게 그랬다. 겨우내 잠들어있던 꽃씨가 봄이 다가오면 아무도 모르는 새에 어여쁜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처럼 마음도 모르는 사이에 홍수가 나, 터져버릴 만큼 커다래지는 게 그랬다.


제임스는 한 번 자신의 마음을 의식하고 나자, 왠지 세베루스를 보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자신이 인식하게 된 마음을 애써 무시하고 억눌렀지만, 때때로 새어 나오는 감정의 한 줄기가 제임스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래서 요즘 호그와트는 평화로웠다. 항간에는 마루더즈의 주체인 제임스 포터가 장난이라도 치려 하다가도 세베루스 스네이프만 나타나면 꽁지가 빠지게 줄행랑을 치는 게, 슬리데린의 스네이프와 무언가 일이 있었다는 소문이 팽 돌았다.


소문이 세베루스의 귀에 들어간 것은 정말 우연한 기회였다. 기실, 세베루스 그 자신도 어느 날부턴가 제임스 포터만 마주치면 입에서 꽃을 토해내곤 해서, 그 꽃잎들만 모아도 자신의 방바닥에 가득 깔릴 것 같았다. 토해내는 대로 소멸마법을 시전 하긴 했지만.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은 또 겹치는 수업이 많아서 요 몇 달간, 사실 작년부터 세베루스는 의식적으로 제임스 포터를 보지 않으려 했다. 특히 마법약 수업 시간에는 행여 꽃잎이 냄비에 들어갈까, 세베루스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나중에 보충수업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제임스 포터만 보면 나오던 꽃잎들이 나중에는 제임스 포터를 떠올리기만 해도 튀어나왔고, 어쩔 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튀어나와서 결국 방안에 콕 틀어박혀 피부로 호흡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약을 발라야 했다.


그래서 세베루스가 그 소문을 들었을 때 가장 처음으로 했던 생각은 피하면 내가 피했지, 걔가 왜 피해? 였다. 도대체 어떠한 이유로 자꾸 포터 자식을 떠올리기만 해도 꽃잎을 토해내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차마 이 이유로 병동에 갈 수는 없었다.


세베루스 스네이프가 꽃잎을 토해내는 것을 아는 사람은 호그와트에서 유일하게 릴리 에반스 밖에 없었다. 사실 세베루스는 릴리에게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으나, 우연히 릴리의 입에서 제임스 포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무의식적으로 그를 떠올리던 세베루스의 입에서 한 무더기의 빨간 꽃잎이 튀어나와, 어쩔 수 없이 세베루스는 사실대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세베루스는 릴리의 지극한 도움으로 몇 주간 그리핀도르와 겹치는 수업시간에서도 무사히 십여 장의 꽃잎만 토해내고 무사히 수업을 마칠 수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릴리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다며 검은 호수에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로 세베루스를 불렀다.


“네가 앓는 병이 너무 신기해서 내가 맥고나걸 교수님께 제한구역 허가서를 받아서 빌려왔어.”

“뭔데?”

“내가 찾아봤는데, 여기에 식물에 관련된 병이 되 게 많더라고. 네 병은 음, 아 여기 있다! 이름 되게 정직하네, 플라워 질병(Disease).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치면 꽃잎을 토해낸다. 처음엔 마주치기만 했을 때 토해내던 꽃잎들은 마음이 깊어지면 상대를 떠올리기만 해도 꽃잎을 토해내며, 나중에는 시도 때도 없이 꽃잎을 토해내게 된다. 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사랑하는 상대가 본인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사랑이 이뤄졌을 때 이거나,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지우면 치료된다. 라는데? 앗, 그러면 세브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는 거야?! 세상에, 세상에!!”


세베루스는 인정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제임스 포터를 좋아한다고? 그 빌어먹을 그리핀도르를?! 세베루스의 귀에 릴리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세베루스는 그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쿵쿵. 심장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얼굴에 붉은 홍조가 피어올라 예쁜 모양을 했다. 릴리는 그런 세베루스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보았다. 세브의 연인이라니! 오히려 저가 부끄러워해, 세베루스는 그런 릴리를 애써 달래야 했다.


“누군데? 내가 알아?”

“……응.”

“엇 진짜? 누군데?”


세베루스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마법 세계에서 동성애가 터부시되지 않는다고는 하여도, 릴리는 머글본(Muggle-Born)이었으니,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 것이었다. 세베루스가 입술을 달싹이자, 릴리가 답답하다는 듯 세베루스를 사나운 눈초리로 보았다. 세베루스는 우물쭈물하다, 결국 릴리의 눈빛에 입을 열었다.


“…포터야.”

“뭐라고?”

“…제임스 포터라고….”


세베루스의 얼굴을 곧 터질 듯 새빨개져 있었다. 그 신선한 모습에 릴리는 세베루스가 누구의 이름을 말했는지 생각도 않고 까르르 웃었다.


“아, 잠깐. 누구라고? 제임스 포터?!”


세베루스가 벌게진 얼굴로 꽃잎을 토해내고 나서야 웃음을 멈춘 릴리는 그제야 세베루스의 입에서 어떤 이름이 튀어나왔는지를 깨달았다. 세상에! 릴리는 놀라움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제임스 포터가 누구인데! 호그와트를 수렁에 빠뜨리는 마루더즈의 수장이자, 슬리데린이라면 나이를 막론하고 장난을 쳐대는 인물인데!


“오, 세브….”

“책에 쓰여 있는 대로라면 마음을 지우면 된다니까, 노력해 봐야지.”

“누구 마음대로?”


꺄악. 릴리가 허공에서 들려온 소리에 작은 비명을 질렀다. 두 사람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제임스가 손에 조금 낡은 망토를 들고 서 있었다. 릴리는 재빨리 일어나 지팡이를 들고 제임스를 향해 겨눴다.


“오오, 백합 아가씨, 조금 진정하지그래? 나는 저기, 스네이프와 얘기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세브는 너와 할 얘기 없으니까, 그냥 저리 꺼지지그래.”

“그건 저기 있는 스네이프의 의견?”


제임스가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응수하자, 릴리가 얼굴을 잔뜩 붉히며, 제임스에게 화를 내려 하던 그때, 세베루스가 일어나 말했다.


“릴리, 괜찮아. 얘기 좀 하는 건데.”


잔뜩 화가 난 릴리를 달래, 학교 안으로 들여보내고 세베루스는 입에서 튀어나오는 꽃잎들을 지팡이를 휘둘러 없애며 품에서 마법약을 꺼내, 팔에 발랐다.


“아하, 네가 걸린 병이 그거구나?”

“…그래.”


제임스의 눈에는 마치, 꽃의 요정처럼 몸에는 어여쁜 꽃들을 매단 채, 입에서 빨간 꽃잎을 뱉어내는 세베루스가 예쁘기 그지없었다. 작은 줄 알고 눌러 놓았던 마음이, 결국 터져버리고 말았다.


제임스는 말을 할라치면, 입에서 꽃잎을 토해내는 세베루스를 물끄러미 보다, 한껏 부푼 마음을 담아 그대로 입을 맞췄다. 뻣뻣할 줄 알았던 꽃잎들은, 제임스의 입술이 닿자, 달콤한 사탕처럼 녹아 사라졌다. 세베루스의 앙다문 입술을 가르고 들어가 그의 고른 치열을 훑고 혀뿌리가 아릴 듯 세게 당기던 제임스는 자신을 점점 더 세게 때리는 세베루스의 손길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술을 뗐다.


두 사람 사이의 입술에 길게 늘어진 은사가 이어졌다. 세베루스의 얼굴이 잔뜩 붉어진 것을 본 제임스는 세베루스가 두른 어여쁜 장미 화관에 입을 맞추고 부드럽게 세베루스를 응시했다. 그 다정하고 달콤한 시선에 부끄러워진 것은 세베루스였다.


“넌, 뭐야-”

“나도 널 좋아해, 스네이프.”

“뭐?!”

“네 몸에서 꽃이 자라나는 것을 알아? 처음엔 정수리의 새싹에서 시작됐어. 나중엔 점점 자라나, 네 머리에 화관이 쓰이듯 어여쁜 꽃들이 생겨났지. 지금은 멀리에서도 맡을 수 있을 달콤한 꽃향기가 풍겨와. 네 온몸에, 마치 꽃의 요청처럼 파릇파릇한 새싹들과 꽃들이 자라났거든.”


그런데 아무도 그걸 보지 못해. 오직 나만. 나만이 그걸 볼 수 있어, 스네이프. 제임스가 세베루스의 귓가에 속삭였다. 세베루스는 혼란스러웠다. 대체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거지? 포터는 왜 나에게 키스를 한 거고? 그 혼란스러움이 얼굴에 고스란히 피어오르자, 제임스는 다시 한 번 화관에 입을 맞추고 속삭였다.


“쉬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네가 할 것은 그저, 날 받아들이면 되는 거야. 그거면 돼, 세베루스.”


제임스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세베루스는 몸에 짜릿한 전기가 흐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리는 몸을 제임스가 단단하게 받쳐 껴안았다.


“너, 넌 어째서…!”

“오, 세베루스. 나도 고민이 아주 많았어. 하지만 이미 널 내 마음에 담아버린 것을 어떻게 하겠어. 그러니까, 세베루스. 세브. 넌 그저, 날 받아들여. 그거면 돼.”

주로 1차 창작 연성합니다. 조각글/단편소설/장편소설 주 장르는 로맨스판타지/BL 입니다. *현재 글 커미션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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