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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창작/BL] 샘플_일부 공개

조아라에서 연재 중인 [Brillante] 작품 입니다. 샘플로 일부 공개합니다.

세 달여간의 출장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루크 스튜어트는 목을 죄는 넥타이를 벗어던지고 욕실로 향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었던 루크는 욕조에 물을 받는 동안 슈퍼마켓에서 사온 맥주를 꺼내 들었다. 밖에 나와 있던 탓인지 그리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답답한 갈증을 해소할 정도는 되었다. 오랜 기간 집이 비어있던 탓인지, 냉기가 도는 집 안을 둘러보았다.


루크가 대학교 졸업 후 들어간 회사는 입사 당시에도 작은 기업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성장해 거대한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중견기업 소리는 들을 정도로 커졌다. 이번에 루크가 다녀왔던 출장도 그 성장의 결과중 하나였다. 입사한지 3년차가 되어가는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던 루크는 회사에서도 상당히 인정받는 인재였고 해외 출장의 조건을 승진으로 내걸었다. 어차피 가족도, 연인도 없던 루크는 대신, 출장을 다녀오면 쉬겠다고 단단히 말한 후였다.


“하아…….”


상큼한 과일향이 퍼지는 욕실 안. 루크는 욕조에 앉아 머리를 기댔다. 너무 바쁘게 지냈다. 조금 느긋한 성격으로 야근을 하지 않을 정도로만 일을 하던 루크에게 맞지 않게 세 달 동안 새벽같이 일어나 밤까지 이어져, 숨 가쁘게 일을 했다. 

그러니, 조금 쉬어도 되겠지. 혼자 있게 되면 깊은 상념에 빠져들게 되어 혼자 있지 않기 위해 입사 후에 한 번도 일을 쉰 적이 없었다. 병원에 갈 정도로 아픈 것이 아니면 회사에 나가 일을 끝마치고 흔한 지각 한 번, 조퇴 한 번 한 적이 없었으니, 이번 프로젝트를 마치고 반드시 쉴 것이다. 생각을 마친 루크는 욕조에서 일어나 마저 씻고 가운을 걸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작지는 않지만 그렇게 크지도 않은, 혼자 살기에 적당한 크기의 집은 루크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살아온 집이었다. 거실과 주방, 서재로 쓰는 작은 방과 침실로 쓰는 큰 방 한 개, 욕실 하나. 처음엔 좀 큰가 싶었지만 몇 년 살다보니 살림이 늘어 아늑하게 느껴졌다. 출장지에서 내내 호텔에 머문 까닭도 있을 테지.


루크는 수건으로 머리를 대충 말린 후 소파에 앉아 티비를 틀었다. 즐겨보던 프로그램이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 캔 가져와 소파에 몸을 깊게 묻고 맥주를 들이켰다. 뜨거운 곳에 있다가 시원한 맥주가 들어가니, 갈증이 해소되는 것 같았다.


“잠이나 잘까.”


밖은 아직 환한 낮이었다. 시차적응을 위해 부러 눈을 뜨고 있던 루크는 이내 소파 위에서 잠이 들었다.


“으음, 몇 시지?”


루크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저녁이 다 된 시간이었다. 비행기에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그는 주린 배를 잡고 옷을 챙겨 입었다. 세 달이나 집을 비운 탓에 집에는 들어오기 전 사온 맥주밖에 없었다. 루크는 시간을 잠시 확인한 뒤 밖으로 나갔다.


“이것으로 두 개주십시오.”

“음료는 따로 안하시나요?”

“레몬에이드로 달게 부탁드려요.”

“네, 알겠습니다.”


루크가 도착한 곳은 자주 가던 샌드위치 가게였다. 평소 즐겨먹던 레시피로 주문을 한 후 루크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통유리로 된 창문 밖, 어스름한 풍경 안에 사람들이 바삐 움직였다. 오랜만의 여유라 루크는 기분 좋은 미소를 만면에 띠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 유일하게 느긋한 것 같아 이상한 기분도 들었다. 어제까지는 나도 저들 사이에 있었지.


“주문하신 샌드위치와 음료 나왔습니다.”

“아, 네.”


창밖을 넋 놓고 보던 루크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허둥지둥 일어나 음식을 받아, 밖으로 나왔다. 꽤나 쌀쌀한 날씨임에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샌드위치에 루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루크는 샌드위치를 잘 세팅하고 서재로 가져갔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루크가 해외로 출장을 간 이유는 이번에 회사에서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 때문이었는데 꽤나 큰 규모에 사내에서도 유난히 말이 많았던 프로젝트였다. 루크에게도 큰 기회가 되는 일이니만큼, 평소 출장이라면 기를 쓰고 피하던 그도 승진이라는 큰 미끼에 세 달이나 해외에 나가있어야 했다.


서재 책상에 놓인 노트북을 켜고 메일함에 접속한 그는 빠른 속도로 일처리를 하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은 얼마 남지 않았고, 이 곳에서 세 달, 해외에서의 세 달. 총 6개월에 걸친 프로젝트의 마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루크는 이 일을 마치면 한 달 동안 휴직계를 내고 쉬기로 이미 결정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제 상사에게 보고서를 넘기고 다음 주에 출근하여 프레젠테이션만 하면 이후에 다른 부서에서 맡기로 되어있었다. 쉬는 동안 간간히 업무연락은 받아야하겠지만, 루크는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열심히 달려온 보상을 달콤하게 즐길 준비가 되어있었다.


루크는 드디어 일이 마무리되어간다는 홀가분함을 느끼며 전화를 끊고 기지개를 켰다. 몇 시간을 노트북 화면만 보고 있었던 탓인지 눈이 뻑뻑했다. 시차적응 때문에 아직 잠은 오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1시. 루크는 욕실에 들어가 가볍게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와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었다. 드디어, 즐길 시간이 왔다.


“제이! 오랜만이에요.”

“루크?!”


루크는 자신이 자주 가던 단골 바(Bar), 스텔라에 들어가며, 스텔라의 사장 겸 바텐더 제이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제이 말고도 그와 안면이 있던 몇몇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아는 체를 해왔다. 루크는 자연스럽게 카운터에 앉으며 항상 먹던 술을 주문했다.


“마티니.”


제이가 루크를 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루크는 고개를 틀어 가게 안을 훑어보았다. 스텔라는 이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바로 루크는 대학생 때부터 이곳에 드나들었다. 제이가 빠른 속도로 루크에게 주문한 술을 내밀었다.


“고마워요.”


옅은 밀짚색의 머리칼이 조명아래에서 잘게 빛나고 부드러운 녹안이 곱게 휘어졌다. 단정하게 잘생겼으면서도 예쁜 얼굴이 말갛게 피어났다. 가느다란 손 안에 들린 술잔을 휘휘 돌리며 루크는 가게 안을 훑어보았다. 삼삼오오 짝을 이루고 있는 모습에 루크는 사람구경 하는 셈 치고 술을 홀짝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몇 잔을 마시고 있을 때였다.


“Hey, Sweety."

“으응?”


기분 좋게 취한 루크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고급스러운 양복에 감싸여있음에도 상당히 몸이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남자가 루크의 옆에 앉자, 루크가 바깥쪽을 향하고 있던 몸을 남자 쪽으로 돌렸다. 바 테이블에 턱을 괴고 붉은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으며 남자를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흐응, 잘 생겼네.”


남자는 190cm는 되어 보이는 키에 상당히 근육질의 몸을 가진 듯 해 보였다. 다가올 때의 목소리도 낮아서, 꽤나 마음에 들었다.


“당신도.”

“와, 당신 목소리 진짜 좋네요.”


루크가 남자의 넥타이를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귓가에 속삭였다. 남자가 작게 웃는 소리가 마음에 든 루크가 남자의 허벅지에 올라탔다. 술을 가지러 들어갔던 제이는 그런 루크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마를 짚었다. 남자의 다리에 걸터앉은 루크가 줄곧 잡고 있던 넥타이를 잡아당겨 남자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하얀 조명아래에서 금발의 미남자가 제비꽃 색 눈을 부드럽게 휘며 루크의 허리를 잡아 더욱 깊이 키스했다. 붉은 혀가 얽히며 남자가 루크의 혀를 감고 부드럽게 치열을 훑으며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는 떨어졌다. 거친 키스에 숨을 고르는 루크의 타액으로 젖은 입가에 조심스레 손을 대어 훑었다. 루크가 남자의 가슴에 손을 얹고 말했다.


“나갈까요?”


그 물음에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루크의 허리를 놓아주면서 그에게 가볍게 키스를 하고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카드를 제이에게 건네주었다. 제이가 남자의 카드를 받으며 그를 샅샅이 훑어보았다. 보아하니, 나쁜 사람 같지는 않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 상념을 털어내었다. 게이들의 하룻밤이란 그런 것이었다.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는 것. 이 바닥이 넓지는 않아도 그렇게 좁지도 않았고. 그럼에도 그를 보내준 것은 루크가 순해보여도 속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쉽게 보내주었는지도 몰랐다.


계산을 마친 남자를 따라 루크가 일어나며 제이에게 가벼운 손키스를 날리고 남자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지만, 꽤나 기분 좋게 취한 루크는 일어서보니 더욱 크게 느껴지는 남자의 몸에 기대며 눈을 감았다.


“잠시만 기다려요. 곧 차가 올 겁니다.”

“응, 그래요.”


남자의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근방의 유명한 고급 호텔이었다. 운전기사가 있던 것도 그렇고, 그저 하룻밤에 고민도 없이 모텔이 아닌 호텔이라……. 루크는 갑자기 밀려오는 갈증에 입술을 핥았다. 붉은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는 모습에 남자가 그를 끌어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문이 닫히고, 남자가 거칠게 입을 맞추자 루크도 남자의 목에 팔을 두르며 그에 맞추어 혀를 섞었다. 춥춥 거리는 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에 울려 퍼질 때 띵, 하고 멈추고 문이 열렸다. 남자와 루크는 머리를 쓸어넘겨 대충 단장을 하고 체크인 한 방으로 들어갔다.


“와아-”


창문은 통유리로 되어있는, 딱 보아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의 방이었다. 루크 자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오지 못할 것 같은 그런. 창 밖에는 화려한 도시의 야경이 펼쳐져있었다. 루크가 창문에 가까이 다가가 야경을 구경하는 모습이 퍽, 귀엽다고 생각한 남자는 그의 뒤로 다가가 허리를 감싸 안으며 루크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같이 씻을까요?”


낮은 숨이 섞인 그 유혹적인 목소리에 루크의 얼굴이 목덜미까지 붉어졌다. 하얀 피부위로 붉은기가 울긋울긋 올라오자, 그 모습이 또 야해 보여 남자는 작게 웃으며 루크의 뒷목에 얕게 키스했다.


“먼저 씻을게요.”


루크가 부담스럽지 않게 남자의 팔을 떼어놓고 가운을 들고 먼저 욕실로 들어갔다. 세면대에서 찬 물을 틀어놓고 얼굴을 들이밀어 식히던 루크는 옷을 벗고 샤워기 밑으로 들어가 물을 틀었다. 따끈한 물이 몸을 감싸고 흘러내리자, 쿵쿵대던 심장이 진정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씻던 루크는 가운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먼저 마시고 있어요. 나도 씻고 나올 테니까.”

“응, 알겠어요.”


남자가 룸서비스를 불렀는지 창문 앞 테이블에는 간단히 요기할만한 음식과 샴페인이 차려져있었다. 화려한 야경과 잘생긴 남자, 그리고 술. 루크는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남자가 따라준 샴페인을 홀짝 홀짝 마셨다. 과일향이 풍부한 달달한 샴페인은 루크의 취향에 딱 맞았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달칵 하며 문이 닫히는 소리에 루크가 고개를 돌렸다.


남자가 가운을 걸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가운을 다 여미지 않아 그 사이로 보이는 근육과 그 아래에 자리한, 그 것. 루크는 갈증이 더 심해지는 것을 느끼며 잔에 담긴 샴페인을 한 번에 들이켰다. 알싸한 알콜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것을 느끼다 이내 몸을 돌려 제게 다가오는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침대로, 갈까요?”

주로 1차 창작 연성합니다. 조각글/단편소설/장편소설 주 장르는 로맨스판타지/BL 입니다. *현재 글 커미션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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